[한겨레 기사] 한국 공포문학 무서운 힘

한국 공포문학 무서운 힘
‘단편선’ 청소년유해 딱지 극복
독자호응 업고 두번째권 출간
한겨레 구본준 기자
»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
공포문학 작가는 국적이 한국이면 포기하라?

공포문학은 오랜 역사를 지녔고 대중적 인기가 높은 문학 장르지만, 한국에서는 좀처럼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다. 시장 자체가 미국이나 일본처럼 크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이 장르의 속성을 감안하지 않은 편견에 가까운 잣대들이 존재하는 탓도 크게 작용한다. 외국 작가들의 작품이 휩쓰는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조금씩 성장하는 한국 작가들에게 이런 어려움은 때로 치명적인 족쇄가 되기도 한다.


출판사 황금가지가 지난해 12월 선보였던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은 국내 공포문학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 그리고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 작가들의 성과에 기대감을 갖게 되는 두가지 장면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서점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국내 작가들의 공포소설 단편들을 모은 이 책은, 번역판 외국 장르소설들은 겪지 않는 뜻밖의 조처를 당했다. 지난해 12월 출간과 거의 동시에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소설 속 살인과정 묘사를 지적하며 19살 미만 유해도서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이종호씨 등 수록 작가들이 공포문학이란 장르의 특성을 무시한 조처라고 항의했지만, 결국 ‘청소년 유해 도서’란 딱지를 달고 팔리게 됐다.
이 때문에 인터넷 서점에서도 표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매대 진열이 불가능해졌다.


그럼에도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은 상당한 호응을 얻으며 6개월 여 만에 모두 5000부를 넘겼다.
요즘 출판시장을 감안하면 대단한 선전이라고 볼 수 있다. 공포소설 마니아 그룹들이 출간과 동시에 지지에 나섰고,
유해도서 지정 이후에도 블로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입소문을 퍼뜨린 것이 원동력이었다.


팬들의 성원 덕분에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은 한국 공포문학 장르사에 주요 에피소드로 남을 만한 유해도서 지정을 극복하고
최근 그 두번째 책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두번째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번에 출간된 2권에서는 김종일씨의 <벽>, 최민호씨의 <길 위의 여자>, 신진오씨의 <압박>, 이종호씨의 <폭설> 등
8편의 공포 단편들을 선보인다.
앞서 1권에서 잔인성이 지적된 만큼 작가들의 묘사 수위는 얕아진 대신
심리적인 공포를 강화하는 데 주력한 작품들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다. 1만1000원.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원문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229416.html

by 유령 | 2007/08/16 23:28 | 인터뷰기사 모음 / 메모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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